우리 동네 작은 영웅
“평범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조금 특별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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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조금 특별한 변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연기하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수업용 대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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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동체 · 초등 고학년 · 선택형 갈림길극
우리 동네 작은 영웅
평범한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조금 특별한 변화
글 박지현
계단을 누르면 그 장으로 올라가요
이렇게 읽어요
등장인물
이름을 누르면 그 인물의 대사가 표시돼요.
작은 영웅은 영웅이 아니잖아
6학년 3반 교실 / 월요일 아침6학년 3반 교실, 월요일 아침. 칠판에 ‘창의융합 프로젝트: 우리 동네 작은 영웅, 동네의 불편 하나를 찾아 바꿔 보기 (4주)’라고 적혀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회, 과학, 미술, 국어를 한꺼번에 해요. 우리 동네에서 불편한 것 하나를 찾아서, 직접 바꿔 보는 거예요.
선생님! 그럼 동네에 공원을 하나 새로 만들면요? 뉴스에도 나오고!
공원도 좋죠. 그런데 이름이 ‘작은’ 영웅이에요. 4주 안에,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작게) 작은 영웅은 영웅이 아니잖아.
우리 동네 불편한 거 진짜 많아. 신호가 짧은 횡단보도, 고장 난 그네, 그리고…
(조심스럽게) …느티나무 계단.
모두 새봄을 본다. 새봄은 반년 전 이사 온 뒤로 수업 시간에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우리 할머니가 그 계단 때문에 시장을 못 가셔. 계단 위 분식집 할머니도 무릎이 아프시대.
그 계단 엄청 길잖아. 몇 칸이더라?
몰라. 세어 본 적 없어.
계단? 그게 무슨 영웅이야. 좀 시시한데.
시시한지 아닌지는, 직접 가 보고 정해도 늦지 않아요.
87칸
느티나무 계단 / 방과 후방과 후, 느티나무 계단. 언덕을 따라 시멘트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손잡이는 없다. 중간쯤 가로등 하나가 깜빡깜빡한다. 계단 위엔 낙엽이 쌓여 있다.
(한 칸씩 짚으며 세다가) 하나, 둘, 셋… 여든일곱! 87칸이야.
손잡이가 하나도 없네. 중간에 쉴 데도 없고.
(단숨에 뛰어 올라가서) 별로 안 힘든데? 30초 걸렸어.
그때 계단 위에서 박 할머니가 장바구니를 들고 내려온다. 한 칸마다 멈춘다. 아래에서는 택배 기사가 큰 상자를 안고 올라온다.
관점 선택누구의 눈으로 이 계단을 볼까요?
하준의 눈으로 보면
87칸? 뛰면 30초야. 나한테 계단은 그냥 지나가는 길이야. …그런데 할머니는 왜 저렇게 한참 서 계시지?
박 할머니의 눈으로 보면
한 칸 내려갈 때마다 무릎이 시큰해. 잡을 데가 없으니 벽을 짚는데, 벽도 중간에 끊겨. 그래서 시장은 이틀에 한 번만 가. 해 지면 아예 안 나가. 가로등이 깜빡여서 발밑이 안 보이거든.
택배 기사의 눈으로 보면
하루에 이 계단을 열네 번 올라. 상자를 안으면 발밑이 안 보여. 낙엽 쌓인 날은 특히 무섭지. 중간에 상자를 잠깐 내려놓을 데만 있어도 좋겠는데.
새봄의 눈으로 보면
할머니는 계단 아래에서 한참 위를 올려다보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가셔. 나한테는 “다리 괜찮다”고 하시는데, 나는 알아.
하준이 계단 중간에 멈춰 선다. 박 할머니가 쉬어 가는 칸에 같이 선다.
학생들, 여기서 뭐 하누?
(머쓱하게) 계단… 세고 있었어요. 87칸이에요.
87칸이구나. 맨날 오르면서도 몰랐네. 그냥 ‘끝이 안 보이는 계단’이라고만 불렀지.
30초짜리 계단이, 누구한테는 이틀에 한 번만 갈 수 있는 길이었어.
갈림길
계단 꼭대기 분식집 / 작전 회의계단 꼭대기 분식집. 박 할머니가 떡볶이 한 접시를 내준다. 넷이 머리를 맞댄다.
답은 간단해. 구청에 “엘리베이터 만들어 주세요” 하고 민원 넣자. 그게 제일 크고, 제일 확실해.
엘리베이터는 엄청 비싸고 오래 걸릴걸. 4주 안에는 못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고, 구청에는 우리가 조사한 걸 같이 보내면 어때?
나는 쉬어 가는 의자 만들 수 있어. 삼촌이 목공소 하거든.
그건 너무 작잖아!
갈림길여러분이라면 어느 길로 갈까요? 하나를 골라 보세요.
↑ 길을 고르면 그 뒤의 장면이 나타나요.
A · 하준의 길을 고르면
2주 뒤, 교실. 하준이 구청에서 온 답변을 소리 내어 읽는다.
“보내 주신 의견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설치는 예산과 부지 문제로 장기 검토가 필요합니다.” …장기 검토가 뭐야?
오래 걸린다는 뜻이야.
2주 동안 계단은 그대로였다. 박 할머니는 여전히 이틀에 한 번 시장에 간다.
큰 걸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안 바뀌었어.
이 길은 여기서 멈춰요. 다른 길도 골라 볼까요?
B · 모두의 길을 고르면
(한참 떡볶이만 먹다가) …좋아. 근데 구청에 보내는 것도 같이 하자. 대신 한 줄 말고, 우리가 조사한 걸 다 붙여서.
그거 좋다!
그럼 역할을 나누자. 나는 지도랑 기록.
나는 만들기.
나는 동네 사람들 이야기 듣기.
그럼 나는… 서명 받기. 사람 많이 모아 올게.
(떡볶이를 한 접시 더 내려놓으며) 작전 회의엔 떡볶이가 두 접시는 있어야지.
대본은 이 길로 이어져요. 4장으로!
작은 변화들
동네 곳곳 / 3주 동안3주 동안. 예린은 계단을 칸칸이 사진 찍어 지도에 ‘미끄러운 칸’, ‘어두운 칸’을 표시한다. 건우는 삼촌 목공소에서 접이식 쉼 의자를 만든다. 새봄은 수첩을 들고 이웃집 문을 두드린다.
(수첩을 넘기며) 87칸 계단 이야기, 벌써 열두 개 모았어. 3층 할아버지는 계단 때문에 그 가까운 병원을 택시로만 가신대.
지도 다 됐어. 위험한 칸이 세 군데야. 31번째 칸은 금이 갔고, 52번째는 가로등 빛이 안 닿고, 70번째부터는 낙엽이 제일 많이 쌓여.
쉼 의자 두 개 완성! 주민센터에 물어봤더니 계단 옆 빈터에는 놓아도 된대. 대신 우리가 관리하기로 약속했어.
하준은 서명 용지를 들고 시장 입구에 서 있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친다.
저기요, 느티나무 계단 손잡이 설치 서명 좀…
(지나가는 사람들) 바빠요. / 그런 거 해도 안 돼.
열 명한테 말 걸면 아홉 명이 그냥 지나가. 영웅이 이렇게 창피한 거였어?
그때 택배 기사가 수레를 세운다.
학생, 그거 계단 손잡이 서명이지? 나 그 계단 하루에 열네 번 올라. 펜 줘 봐.
그리고 그 깜빡이는 가로등 말이야. 내가 생활 불편 신고로 알려 줄게. 그런 건 신고하면 금방 고쳐 줘.
(서명 용지를 꼭 쥐며) …감사합니다!
치워 주세요
느티나무 계단 / 비 온 다음 날비 온 다음 날 아침. 계단 칸마다 붙여 둔 숫자 스티커(’40칸, 반 왔어요!’)가 몇 개 떨어져 있다. 쉼 의자 위에 쪽지가 붙어 있다. “밤마다 시끄럽습니다. 치워 주세요.”
누구야! 좋은 일 하는데 왜 방해해? 나 다 그만둘래.
관점 선택쪽지는 누가, 왜 썼을까요?
아이들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동네를 위해서 한 건데. 의자 하나에 이렇게 화를 내다니, 너무해. 좋은 일을 하면 다들 좋아할 줄 알았어.
아랫집 아저씨의 눈으로 보면
나는 밤에 일하고 낮에 자. 의자가 생긴 뒤로 밤마다 누가 거기 앉아서 떠들어. 하필 내 창문 바로 아래야. 의자가 나쁜 건 아닌데… 나도 잠은 자야지.
새봄이 쪽지를 들고 계단 아랫집 초인종을 누른다. 넷이 나란히 선다. 아저씨가 부스스한 얼굴로 나온다.
아저씨, 쪽지 보고 왔어요. 의자 때문에 잠을 못 주무셨어요?
…응. 밤에 일하거든.
그럼 의자를 아저씨 창문에서 먼 쪽으로 옮길게요. 30번째 칸 옆 빈터로요.
‘밤 10시 이후엔 조용히’ 안내판도 만들게요.
그리고… 아까 방해꾼이라고 한 거, 죄송해요.
(잠시 보다가) …그럼 됐어. 사실 나도 저 계단 무릎에 안 좋아. 서명 어디다 하면 되니?
방해꾼인 줄 알았던 사람이, 63번째 서명이 됐어.
주민 발표회
주민센터 회의실주민센터 작은 회의실. 의자 스무 개가 다 찼다. 박 할머니, 택배 기사, 아랫집 아저씨, 새봄 할머니도 있다. 맨 앞자리에 구청 주무관이 앉아 있다.
(지도를 화면에 띄우며) 느티나무 계단은 87칸입니다. 손잡이는 0개, 쉴 곳은 원래 0개였고 지금은 2개입니다. 위험한 칸은 31번, 52번, 그리고 70번부터입니다.
이웃 열여섯 분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그중 한 분은 저희 할머니예요. 할머니는 이 계단 때문에 석 달 동안 시장에 한 번도 못 가셨습니다.
새봄 할머니가 손수건으로 눈가를 누른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했습니다. 쉼 의자, 숫자 스티커, 낙엽 청소 당번표요. 하지만 손잡이는 저희가 달 수 없어요.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서명을 받았습니다. 예순세 명입니다.
(잠깐 멈추고) 처음엔 영웅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서명을 받으면서 알았어요. 저 혼자서는 한 명도 못 모았을 거예요.
(자료를 넘겨 보며) 이렇게 칸칸이 조사한 자료는 처음 봅니다. 엘리베이터는 바로 어렵지만, 손잡이는 이번 안전 예산으로 설치할 수 있겠어요. 52번째 칸 조명도 함께 보강하겠습니다.
(박수를 치며) 와아!
함께 올라왔어요
느티나무 계단 / 한 달 뒤 토요일 아침한 달 뒤, 토요일 아침. 은색 손잡이가 계단을 따라 반짝인다. 박 할머니와 새봄 할머니가 나란히 장바구니를 들고 손잡이를 잡고 내려온다. 30번째 칸 옆 쉼 의자에서 잠깐 쉬어 간다.
87칸이 이렇게 짧았나.
새봄아, 오늘은 시장 끝까지 가 보자.
아이들이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본다. 맨 마지막 87번째 칸에 새 스티커가 붙어 있다. “87칸, 함께 올라왔어요.”
선생님, 우리 뉴스엔 안 나왔어요.
그래서, 아쉬워요?
(손잡이를 잡아 보며) 아니요. 이 손잡이가 뉴스보다 오래 남을 거니까요.
(관객을 보며) 영웅은 하늘을 나는 사람이 아니에요. 남들이 지나치는 불편 앞에 멈춰 서서, 묻고, 세고, 함께 움직이는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한 명이면 작은 변화가 생기고, 여럿이면 동네가 바뀝니다.
우리 동네 작은 영웅!
— 끝 —
숨은 영웅 카드
이 이야기에는 하준이네 말고도 영웅이 더 있어요. 카드를 눌러 보세요.
창의융합 수업 안내
초등 5~6학년, 기본 2차시(40분 × 2)이고, 실제 동네 프로젝트로 4주까지 넓힐 수 있어요.
| 교과 | 작품 속 장면 | 수업에서 해 볼 것 |
|---|---|---|
| 사회 | 동네 불편 찾기, 주민센터와 구청 | 지역 문제와 주민 참여 방법 알아보기 |
| 수학 | 87칸 세기, 위험한 칸 번호, 서명 63명 | 관찰한 것을 수와 표로 정리하기 |
| 과학 | 미끄러운 칸, 어두운 칸, 낙엽 | 안전과 관련된 요인 관찰하고 기록하기 |
| 미술 | 쉼 의자, 숫자 스티커, 안내판 | 모두를 위한 디자인 스케치하기 |
| 국어 | 이웃 인터뷰, 쪽지, 주민 발표회 | 면담하기, 근거를 들어 발표하기 |
| 차시 | 시간 | 활동 | 교사 발문 |
|---|---|---|---|
| 1차시 | 20분 | 1장~3장 낭독, 2장 관점 선택을 네 모둠이 하나씩 맡아 읽기 | “같은 87칸이 왜 이렇게 다르게 보일까요?” |
| 10분 | 3장 갈림길 투표, 고른 길 장면 읽기 | “A의 길은 왜 멈췄을까요?” | |
| 10분 | 활동 1 · 관점 바꿔 보기 | “우리 학교 앞을 네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 |
| 2차시 | 20분 | 4장~에필로그 낭독, 4장 ② 관점 선택 | “쪽지를 쓴 아저씨는 방해꾼이었나요?” |
| 15분 | 활동 2 · 우리 동네 작은 불편 지도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것을 나눠 볼까요?” | |
| 5분 | 숨은 영웅 카드 이야기 나누기 | “이 이야기의 영웅은 누구였나요?” |
생각 나누기 질문
- 하준은 처음에 왜 계단을 ‘시시하다’고 했을까요? 언제 생각이 바뀌었나요?
- A의 길과 B의 길은 무엇이 달랐나요? 둘 중 하나만 해야 했을까요?
- 쪽지를 쓴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이들은 무엇을 바꿨나요?
- 하준은 “혼자서는 한 명도 못 모았을 것”이라고 했어요. 무슨 뜻일까요?
- 우리 동네의 ’87칸’은 어디일까요?
활동지
활동 1 · 관점 바꿔 보기
우리 학교 앞이나 동네의 한 장소를 골라, 네 사람의 눈으로 적어 보세요.
| 장소: | 무엇이 보일까? | 무엇이 불편할까? |
|---|---|---|
| 나 | ||
| 할머니·할아버지 | ||
| 휠체어나 유모차를 쓰는 사람 | ||
|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
활동 2 · 우리 동네 작은 불편 지도
활동 3 · 작은 변화 제안서
1. 불편한 곳과 문제
2. 근거 (숫자로 / 이웃의 이야기로)
3. 우리가 할 일
4. 도움을 부탁할 곳과 내용
지도할 때 살펴 주세요
- 현장 조사 안전: 동네 조사는 반드시 교사나 보호자와 함께해요. 계단, 도로에서의 측정은 안전한 시간에 해요.
- 이웃의 개인정보: 인터뷰한 분의 이름, 사진, 집 위치는 허락 없이 공개하지 않아요.
- 허락 먼저: 작품 속 건우처럼, 무엇을 설치하거나 붙이기 전에는 주민센터나 관리자에게 먼저 물어봐요.
- 실제 민원과 제안: 구청에 의견을 보낼 때는 학교와 협의해 학급 이름으로 보내요.
- 모두의 영웅: 발표를 잘한 학생만이 아니라 세고, 듣고, 만든 역할을 똑같이 인정해 주세요.
“평범한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조금 특별한 변화”라는 작가의 문장에서 출발했습니다. 창의융합교육과 지역 이야기라는 방향에 맞춰, 동네의 87칸 계단을 바꾸는 과정에 관찰, 측정, 인터뷰, 디자인, 발표를 모두 담았습니다. 읽는 사람이 직접 관점을 고르고 갈림길을 선택하며, 영웅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결말에 스스로 다가가도록 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