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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는 목소리
평화·다양성 중학생 세계시민교육

경계를 넘는 목소리

“서로의 다름이 만드는 더 넓은 세상”

이태영 작가
이태영 작가
평화다양성 · 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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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다름이 만드는 더 넓은 세상

아이들과 함께 읽고 연기하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수업용 대본입니다.

드라마에듀LAB 연구실에서 교사·지도자와 함께 교육적 성찰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대본 3부의 5초 침묵 체험 버튼을 눌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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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다양성 | 중학생 | 세계시민교육 | 라디오 드라마

경계를 넘는 목소리

서로의 다름이 만드는 더 넓은 세상

극본 이태영

큐시트 읽는 법

라디오 드라마는 소리로만 전해지는 연극이에요. 왼쪽 시간은 방송 시계, 오른쪽은 그 순간 나가는 소리예요.

도하대사마이크로 들리는 말이에요. 인물마다 이름 색이 달라요.
우리말 뜻영어 대사 아래에 붙은 번역이에요. 소리 내어 읽지 않아요.
SFX효과음소리 담당이 도구로 만드는 소리예요. MUSIC은 음악 큐예요.
동작방송실 안의 모습이에요. 연기자를 위한 안내라 방송에는 들리지 않아요.

등장인물

서도하3학년, 방송반 PD. 방송 사고가 제일 싫다
한지안2학년, 아나운서. 원고만 있으면 누구보다 매끄럽다
알리나2학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지 1년.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한국어를 한다. 효과음 담당
아마니케냐 나이로비 교류 학교 방송반. 화상 연결 목소리
윤 선생님방송반 지도 교사
문자 사연 1~5점심시간 청취자들. 교실의 여러 친구가 나눠 읽는다
● ON AIR

PART 1 · 리허설

방송실 / 12:10
12:10
좁은 방송실. 콘솔 앞에 도하, 마이크 앞에 지안이 앉아 있다. 구석 효과음 책상에는 알리나. 벽 시계 옆의 ON AIR 등은 꺼져 있다.
SFX탁, 탁 — 마이크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소리
도하

오늘은 세계 평화의 날 특집이야. 나이로비랑 화상 연결은 딱 3분. 그 이상은 위험해. 지안이 원고대로만 가면 돼.

지안

원고 다 외웠어. 번역도 미리 해 놨고.

알리나

도하 선배. 저… 평화의 날이니까 저도 한 줄 읽으면 안 돼요? 우리 할머니가 자주 하던 말이 있어서요.

도하(펜을 돌리며)

음… 생방송이잖아. 발음 때문에 못 알아들으면 문자 엄청 와. 나 작년에 ‘방송 사고’ 소리 듣고 한 달 동안 놀림받았어.

알리나

…네.

도하

대신 제일 중요한 효과음 줄게. 오프닝 종소리. 알리나 손에 달렸다.

알리나가 작은 종을 집어 든다. 한 번 흔들어 보려다가, 그냥 내려놓는다.
윤 선생님(문밖에서)

다들 긴장 풀어. 라디오는 실수해도 다음 문장이 있어.

도하(작게)

그 다음 문장이 없을 때가 문제죠.

● ON AIR

PART 2 · 연결

생방송 / 12:30:00
12:30:00
SFX종소리 — 맑게, 한 번
MUSIC오프닝 시그널. 경쾌하게 올라왔다가 목소리 아래로 낮아진다
12:30:05
지안

안녕하세요, ’12시 30분 라디오’입니다. 오늘 9월 21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평화의 날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아주 멀리 있는 친구와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케냐 나이로비, 들리세요?

SFX지지직 — 연결음, 짧은 잡음
12:30:31
아마니

Hello, Seoul! This is Amani from Nairobi. Can you hear me?

안녕, 서울! 나이로비의 아마니야. 내 목소리 들려?
지안

네, 아주 잘 들려요! 거기는 지금 몇 시예요?

아마니

It’s six thirty in the morning here. Our radio club came to school early, just for you.

여긴 아침 6시 30분이야. 우리 방송반은 너희 때문에 일찍 학교에 왔어.
지안

와, 고마워요. 그럼 준비한 질문 드릴게요. 나이로비의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나요?

아마니

Football, of course. And we talk. A lot.

당연히 축구. 그리고 수다. 엄청 많이.
도하가 원고를 넘기며 고개를 끄덕인다. 시계를 본다. 여기까지는 완벽하다.
● ON AIR

PART 3 · 5초

생방송 / 12:31:10
12:31:10
아마니

Can I ask you a question? In your school, how many languages do students speak?

나도 질문 하나 해도 돼? 너희 학교 학생들은 몇 개의 언어를 써?
지안이 원고를 넘긴다. 다음 장에도, 그 다음 장에도 이 질문은 없다. 지안이 도하를 본다. 도하는 얼어붙어 있다.
12:31:13
SFX침묵. 아무 소리도 없다. 하나, 둘, 셋.
0:05
도하가 ‘음악 틀어’라는 손짓을 하려는 순간, 효과음 책상의 예비 마이크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12:31:18
알리나(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Hi, Amani. I’m Alina. 음… 우리 학교는요, 제가 아는 것만 일곱 개예요. 저는 세 개 해요.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그리고… 아직 연습 중인 한국어.

아마니

Three! That’s amazing.

세 개라니! 대단하다.
알리나

Not amazing. 한국어는 아직 받침이 어려워요. (웃음) 제 한국어, 제 영어… 다 조금씩 섞여요.

아마니

Same here. At home I speak Swahili, at school English. My name is Swahili, too. Amani means peace.

나도 그래. 집에선 스와힐리어, 학교에선 영어를 써. 내 이름도 스와힐리어야. ‘아마니’는 평화라는 뜻이야.
지안이 원고를 내려놓는다. 도하가 천천히 의자에 등을 기댄다.
● ON AIR

PART 4 · 평화라는 단어들

생방송 / 12:33:40
12:33:40
알리나

러시아어로 평화는 мир ‘미르’예요. 근데 신기한 게, ‘미르’는 ‘세계’라는 뜻도 돼요. 같은 단어예요.

아마니

Peace and world, in one word? I like that.

평화랑 세계가 한 단어라고? 그거 좋다.
알리나

우즈베크어로는 tinchlik ‘틴칠릭’. 제가 한국 올 때 할머니가 공항에서 그 말을 했어요. 어디 가서도 틴칠릭 하라고.

SFX문자 알림음 — 띵, 띵, 띵. 점점 빨라진다
지안(화면을 보며 놀라서)

잠깐만요, 문자가 막 들어와요. 읽어 볼게요.

12:35:02
문자 사연 1 · 2학년 4반우리 엄마 나라 베트남에선 평화를 hòa bình ‘호아빈’이라고 해요.
문자 사연 2 · 1학년 2반할아버지가 중국어로는 和平 ‘허핑’이라고 알려 주셨어요.
문자 사연 3 · 3학년 1반필리핀 타갈로그어로는 kapayapaan ‘카파야파안’! 길어서 외우는 데 일주일 걸림.
문자 사연 4 · 2학년 1반아랍어 سلام ‘살람’은 평화라는 뜻인데, 인사할 때도 쓴대요. 안녕이 곧 평화.
문자 사연 5 · 익명저는 한국어밖에 몰라요. 그래도 오늘 단어 여섯 개 배웠어요.
아마니

Seoul, your school sounds like the whole world.

서울, 너희 학교는 꼭 세계 전체 같아.
도하가 콘솔 시계를 본다. 3분으로 정해 둔 연결은 벌써 7분째다. 도하는 음악 버튼 위에 올려 둔 손을 천천히 뗀다.
● ON AIR

PART 5 · 방송이 끝난 뒤

방송실 / 12:51
12:50:40
SFX종소리 — 이번엔 두 번
MUSIC클로징 시그널. 천천히 사라진다
12:51
ON AIR 등이 꺼진다. 한참 동안 아무도 말이 없다.
지안

…나 원고 없이 말한 거 처음이야.

도하

방송 사고 났어. 3분 넘겼고, 원고는 다 날아갔고.

알리나(고개를 숙이며)

죄송해요. 마음대로 마이크 켜서—

도하(원고 뭉치를 내밀며)

다음 주 원고야. 여기 비워 놨어. 5초.

알리나가 원고를 펼친다. 빈칸 위에 ‘알리나’라고 적혀 있다.
알리나

5초는 짧아요. 할머니 노래는 30초예요.

도하(웃음을 참으며)

…그럼 30초.

MUSIC아주 작게. 알리나가 흥얼거리는 낯선 멜로디. 가사는 없다
꺼진 마이크 앞에서 지안이 따라 흥얼거린다. 도하는 큐시트 맨 아래 빈 줄에 무언가를 적는다. “다음 방송: 원고에 없는 목소리.”
END
SFX방송실 문이 열리고, 복도의 점심시간 소음이 밀려 들어온다. 여러 언어가 섞인 웃음소리.

세계시민교육 수업 안내

중학교 1~3학년, 2차시(45분 × 2) 기준이에요. 1차시는 라디오 드라마 공연과 감상, 2차시는 활동과 토론이에요.

공연 준비: 소리 도구

  • 종소리: 작은 종, 또는 숟가락으로 컵 두드리기
  • 연결 잡음: 비닐봉지를 마이크 가까이에서 천천히 구기기
  • 문자 알림음: 실로폰, 또는 유리컵에 연필 톡
  • 침묵: 소리 담당 전원이 손을 들고 멈추기. 이 침묵도 하나의 큐예요.

배역은 대사 5명과 문자 사연 5명, 소리 담당 2~4명이에요. 대사 연기자는 관객을 등지고 앉아 목소리만 들리게 하면 라디오 느낌이 살아나요.

1차시 · 듣고 멈추기

단계시간활동교사 발문과 유의점
열기5분각자 아는 언어로 “안녕”을 한 번씩 말해 봐요. 아는 언어가 하나여도 괜찮아요.“우리 반에서 몇 개의 언어가 들렸나요?”
공연20분PART 1~5 라디오 드라마 공연. 관객은 눈을 감고 들어요.PART 3의 침묵 큐에서 실제로 5초를 멈춰요.
멈추기15분5초 침묵 체험을 반 전체가 다시 한 뒤 이야기를 나눠요.“5초 동안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그 침묵을 채울 수 있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닫기5분나에게 남은 소리 하나를 포스트잇에 적어 칠판에 붙여요.대사, 효과음, 침묵 무엇이든 괜찮아요.

2차시 · 넓히고 말하기

단계시간활동교사 발문과 유의점
열기5분PART 4의 문자 사연을 다시 들어요.“‘미르’처럼 평화와 세계가 이어진다는 생각, 동의하나요?”
활동20분활동 1, 2 중 하나를 모둠별로 해요. (다음 쪽)모둠마다 다른 활동을 하고 결과를 나눠도 좋아요.
토론15분토론 질문 중 하나를 골라 둘러앉아 이야기해요.찬반을 정하지 않고, 앞사람의 말에 이어 말해요.
닫기5분“우리 반 방송에 넣고 싶은 원고에 없는 목소리”를 한 줄씩 적어요.적은 것을 모아 실제 학교 방송반에 전달해도 좋아요.

활동과 토론

활동 1 · ‘평화’ 단어 지도

반 친구, 가족, 이웃, 좋아하는 노래나 영상에서 만난 언어로 ‘평화’를 모아요. 단어 옆에는 그 말을 알려 준 사람이나 만난 곳을 적어요.

평화한국어 amani스와힐리어 мир러시아어 · 평화, 세계 tinchlik우즈베크어 hòa bình베트남어 和平중국어 · hépíng kapayapaan타갈로그어 سلام아랍어 · salām peace영어

새 단어를 더할 때는 철자와 발음을 그 언어를 쓰는 사람에게 확인해 보세요. 확인하는 과정도 활동의 일부예요.

활동 2 · 들리지 않는 목소리 찾기

일주일 동안 본 뉴스, 방송, 영상, 교과서 한 장면을 골라 아래 표를 채워요.

고른 장면직접 말한 사람말해지기만 한 사람그 사람이 직접 말했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토론 질문 (하나 고르기)

  1. 도하의 ‘방송 사고’ 걱정은 틀린 걸까요? 좋은 방송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2. ‘자연스러운 발음’은 누구에게 자연스러운 걸까요?
  3. 알리나가 허락 없이 마이크를 켠 것은 규칙 위반일까요, 용기일까요? 둘 다일 수 있을까요?
  4. ‘미르’처럼 평화와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순간이 우리 일상에 있나요?

심화 · 우리 반 3분 라디오

모둠별로 3분짜리 큐시트를 써요. 단, 큐시트 안에 원고에 없는 30초를 한 칸 꼭 비워 두고, 방송 당일 그 자리를 누가 어떻게 채웠는지 기록해요.

지도할 때 살펴 주세요

이주배경 학생을 ‘대표’로 세우지 마세요 우리 반에 이주배경 학생이 있어도 그 나라나 문화를 대표해서 발표하게 하지 않아요. 알리나처럼 스스로 마이크를 켜는 순간은 본인이 정할 때 의미가 있어요. 단어 지도 활동도 언제나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해 주세요.
  • 발음과 억양 흉내 금지: 극 중 인물의 말투를 따라 하며 웃는 일이 없도록 공연 전에 약속해요.
  • 나라와 종교의 고정관념 피하기: “○○ 나라 사람들은 다 ~하다”는 말이 나오면 “그건 누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일까?”로 되물어요.
  • 분쟁과 평화를 다룰 때: 학생 가족의 실제 사연이 나오면 반 전체 앞에서 더 캐묻지 않고, 수업 뒤 따로 들어 주세요.
  • 실제 국제 연결 활동을 한다면: 학생 얼굴, 이름, 학교 정보가 공개되지 않게 기관의 개인정보 지침을 확인해요.

교과 및 국제 목표 연계

  • 사회: 문화의 다양성과 문화 상대주의
  • 도덕: 세계 시민으로서의 윤리, 평화
  • 영어: 간단한 자기소개와 질문 주고받기
  • 국어: 매체 자료의 관점과 표현
  •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목표 4.7 세계시민교육, 목표 10 불평등 감소, 목표 16 평화와 정의

성찰 한 줄

오늘 내가 처음 들은 목소리, 혹은 처음 내 본 목소리는?

작품 노트

“서로의 다름이 만드는 더 넓은 세상”이라는 작가의 문장에서 출발했습니다. 평화·다양성과 세계시민교육이라는 방향에 맞춰, 목소리만으로 전해지는 라디오 드라마 형식을 택했습니다. 원고에 없던 5초의 침묵을 누가, 어떤 말로 채우는지를 따라가며 ‘표준’이 아닌 여러 목소리가 섞일 때 방송과 세상이 넓어지는 순간을 그렸습니다. 극에 쓰인 각 언어의 ‘평화’라는 단어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확인하고 더해 갈 수 있도록 단어 지도로 이어집니다.

저작권 안내

본 대본 작품 「경계를 넘는 목소리」의 텍스트, 삽화, 구성 및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내용의 저작권은 작가 이태영에게 있으며,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됩니다.

작가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본 작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복제, 배포, 전송, 전시, 공연, 낭독, 2차적 저작물 작성(각색·번역·영상화 포함), 상업적 이용 및 AI 학습 데이터로의 사용을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위반 시 관련 법령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인용 시에는 출처(작가명, 작품명)를 반드시 밝혀 주십시오. 공연·낭독·교육 목적의 이용 문의는 전시 주최 측을 통해 작가에게 전달됩니다.

Copyright Notice

© 2026 이태영. All rights reserved. All content of “경계를 넘는 목소리 (Voices Across Borders)”, including text, illustrations, structure and design, is the property of the author and is protected by copyright law. No part of this work may be reproduced, distributed, transmitted, performed, adapted, translated, used commercially, or used as AI training data without the author’s prior written permission.

© 2026 이태영. 본 작품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 복제·배포·전재를 금합니다.

© 2026 이태영. 본 작품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 복제·배포·전재를 금합니다.

● ON AIR

평화·다양성 | 중학생 | 세계시민교육 | 라디오 드라마

경계를 넘는 목소리

서로의 다름이 만드는 더 넓은 세상

극본 이태영

📖 큐시트 읽는 법

라디오 드라마는 소리로만 전해지는 연극이에요. 왼쪽 시간은 방송 시계, 오른쪽은 그 순간 나가는 소리예요.

  • 도하: 대사마이크로 들리는 말이에요. 인물마다 이름 색이 달라요.
  • 우리말 뜻: 영어 대사 아래에 붙은 번역이에요. 소리 내어 읽지 않아요.
  • SFX: 효과음소리 담당이 도구로 만드는 소리예요. MUSIC은 음악 큐예요.
  • 동작: 방송실 안의 모습이에요. 연기자를 위한 안내라 방송에는 들리지 않아요.

🎭 등장인물

  • 서도하: 3학년, 방송반 PD. 방송 사고가 제일 싫다.
  • 한지안: 2학년, 아나운서. 원고만 있으면 누구보다 매끄럽다.
  • 알리나: 2학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지 1년.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한국어를 한다. 효과음 담당.
  • 아마니: 케냐 나이로비 교류 학교 방송반. 화상 연결 목소리.
  • 윤 선생님: 방송반 지도 교사.
  • 문자 사연 1~5: 점심시간 청취자들. 교실의 여러 친구가 나눠 읽는다.

📻 대본 본문

PART 1 · 리허설

방송실 / 12:10

12:10
좁은 방송실. 콘솔 앞에 도하, 마이크 앞에 지안이 앉아 있다. 구석 효과음 책상에는 알리나. 벽 시계 옆의 ON AIR 등은 꺼져 있다.

SFX 탁, 탁 — 마이크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소리

도하: 오늘은 세계 평화의 날 특집이야. 나이로비랑 화상 연결은 딱 3분. 그 이상은 위험해. 지안이 원고대로만 가면 돼.

지안: 원고 다 외웠어. 번역도 미리 해 놨고.

알리나: 도하 선배. 저… 평화의 날이니까 저도 한 줄 읽으면 안 돼요? 우리 할머니가 자주 하던 말이 있어서요.

도하: (펜을 돌리며) 음… 생방송이잖아. 발음 때문에 못 알아들으면 문자 엄청 와. 나 작년에 ‘방송 사고’ 소리 듣고 한 달 동안 놀림받았어.

알리나: …네.

도하: 대신 제일 중요한 효과음 줄게. 오프닝 종소리. 알리나 손에 달렸다.

알리나가 작은 종을 집어 든다. 한 번 흔들어 보려다가, 그냥 내려놓는다.

윤 선생님: (문밖에서) 다들 긴장 풀어. 라디오는 실수해도 다음 문장이 있어.

도하: (작게) 그 다음 문장이 없을 때가 문제죠.


PART 2 · 연결

생방송 / 12:30:00

12:30:00
SFX 종소리 — 맑게, 한 번
MUSIC 오프닝 시그널. 경쾌하게 올라왔다가 목소리 아래로 낮아진다

12:30:05
지안: 안녕하세요, ’12시 30분 라디오’입니다. 오늘 9월 21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평화의 날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아주 멀리 있는 친구와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케냐 나이로비, 들리세요?

SFX 지지직 — 연결음, 짧은 잡음

12:30:31
아마니: Hello, Seoul! This is Amani from Nairobi. Can you hear me?
(안녕, 서울! 나이로비의 아마니야. 내 목소리 들려?)

지안: 네, 아주 잘 들려요! 거기는 지금 몇 시예요?

아마니: It’s six thirty in the morning here. Our radio club came to school early, just for you.
(여긴 아침 6시 30분이야. 우리 방송반은 너희 때문에 일찍 학교에 왔어.)

지안: 와, 고마워요. 그럼 준비한 질문 드릴게요. 나이로비의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나요?

아마니: Football, of course. And we talk. A lot.
(당연히 축구. 그리고 수다. 엄청 많이.)

도하가 원고를 넘기며 고개를 끄덕인다. 시계를 본다. 여기까지는 완벽하다.


PART 3 · 5초

생방송 / 12:31:10

12:31:10
아마니: Can I ask you a question? In your school, how many languages do students speak?
(나도 질문 하나 해도 돼? 너희 학교 학생들은 몇 개의 언어를 써?)

지안이 원고를 넘긴다. 다음 장에도, 그 다음 장에도 이 질문은 없다. 지안이 도하를 본다. 도하는 얼어붙어 있다.

12:31:13
SFX 침묵. 아무 소리도 없다. 하나, 둘, 셋.
[0:05]

도하가 ‘음악 틀어’라는 손짓을 하려는 순간, 효과음 책상의 예비 마이크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12:31:18
알리나: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Hi, Amani. I’m Alina. 음… 우리 학교는요, 제가 아는 것만 일곱 개예요. 저는 세 개 해요. 우즈베크어, 러시아어, 그리고… 아직 연습 중인 한국어.

아마니: Three! That’s amazing.
(세 개라니! 대단하다.)

알리나: Not amazing. 한국어는 아직 받침이 어려워요. (웃음) 제 한국어, 제 영어… 다 조금씩 섞여요.

아마니: Same here. At home I speak Swahili, at school English. My name is Swahili, too. Amani means peace.
(나도 그래. 집에선 스와힐리어, 학교에선 영어를 써. 내 이름도 스와힐리어야. ‘아마니’는 평화라는 뜻이야.)

지안이 원고를 내려놓는다. 도하가 천천히 의자에 등을 기댄다.


PART 4 · 평화라는 단어들

생방송 / 12:33:40

12:33:40
알리나: 러시아어로 평화는 мир ‘미르’예요. 근데 신기한 게, ‘미르’는 ‘세계’라는 뜻도 돼요. 같은 단어예요.

아마니: Peace and world, in one word? I like that.
(평화랑 세계가 한 단어라고? 그거 좋다.)

알리나: 우즈베크어로는 tinchlik ‘틴칠릭’. 제가 한국 올 때 할머니가 공항에서 그 말을 했어요. 어디 가서도 틴칠릭 하라고.

SFX 문자 알림음 — 띵, 띵, 띵. 점점 빨라진다

지안: (화면을 보며 놀라서) 잠깐만요, 문자가 막 들어와요. 읽어 볼게요.

12:35:02
문자 사연 1 (2학년 4반): 우리 엄마 나라 베트남에선 평화를 hòa bình ‘호아빈’이라고 해요.
문자 사연 2 (1학년 2반): 할아버지가 중국어로는 和平 ‘허핑’이라고 알려 주셨어요.
문자 사연 3 (3학년 1반): 필리핀 타갈로그어로는 kapayapaan ‘카파야파안’! 길어서 외우는 데 일주일 걸림.
문자 사연 4 (2학년 1반): 아랍어 سلام ‘살람’은 평화라는 뜻인데, 인사할 때도 쓴대요. 안녕이 곧 평화.
문자 사연 5 (익명): 저는 한국어밖에 몰라요. 그래도 오늘 단어 여섯 개 배웠어요.

아마니: Seoul, your school sounds like the whole world.
(서울, 너희 학교는 꼭 세계 전체 같아.)

도하가 콘솔 시계를 본다. 3분으로 정해 둔 연결은 벌써 7분째다. 도하는 음악 버튼 위에 올려 둔 손을 천천히 뗀다.


PART 5 · 방송이 끝난 뒤

방송실 / 12:51

12:50:40
SFX 종소리 — 이번엔 두 번
MUSIC 클로징 시그널. 천천히 사라진다

12:51
ON AIR 등이 꺼진다. 한참 동안 아무도 말이 없다.

지안: …나 원고 없이 말한 거 처음이야.

도하: 방송 사고 났어. 3분 넘겼고, 원고는 다 날아갔고.

알리나: (고개를 숙이며) 죄송해요. 마음대로 마이크 켜서—

도하: (원고 뭉치를 내밀며) 다음 주 원고야. 여기 비워 놨어. 5초.

알리나가 원고를 펼친다. 빈칸 위에 ‘알리나’라고 적혀 있다.

알리나: 5초는 짧아요. 할머니 노래는 30초예요.

도하: (웃음을 참으며) …그럼 30초.

MUSIC 아주 작게. 알리나가 흥얼거리는 낯선 멜로디. 가사는 없다

꺼진 마이크 앞에서 지안이 따라 흥얼거린다. 도하는 큐시트 맨 아래 빈 줄에 무언가를 적는다. “다음 방송: 원고에 없는 목소리.”

END

SFX 방송실 문이 열리고, 복도의 점심시간 소음이 밀려 들어온다. 여러 언어가 섞인 웃음소리.


🏫 세계시민교육 수업 안내

대상/차시: 중학교 1~3학년, 2차시(45분 × 2) 기준
구성: 1차시는 라디오 드라마 공연과 감상, 2차시는 활동과 토론

공연 준비: 소리 도구

  • 종소리: 작은 종, 또는 숟가락으로 컵 두드리기
  • 연결 잡음: 비닐봉지를 마이크 가까이에서 천천히 구기기
  • 문자 알림음: 실로폰, 또는 유리컵에 연필 톡
  • 침묵: 소리 담당 전원이 손을 들고 멈추기 (이 침묵도 하나의 큐입니다).

💡 배역은 대사 5명, 문자 사연 5명, 소리 담당 2~4명입니다. 대사 연기자는 관객을 등지고 앉아 목소리만 들리게 하면 라디오 느낌이 살아납니다.


1차시 · 듣고 멈추기

단계 시간 활동 교사 발문과 유의점
열기 5분 각자 아는 언어로 “안녕”을 한 번씩 말해 봐요. “우리 반에서 몇 개의 언어가 들렸나요?”
공연 20분 PART 1~5 라디오 드라마 공연. 관객은 눈을 감고 들어요. PART 3의 침묵 큐에서 실제로 5초를 멈춰요.
멈추기 15분 5초 침묵 체험을 반 전체가 다시 한 뒤 이야기를 나눠요. “5초 동안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그 침묵을 채울 수 있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닫기 5분 나에게 남은 소리 하나를 포스트잇에 적어 칠판에 붙여요. 대사, 효과음, 침묵 무엇이든 괜찮아요.

2차시 · 넓히고 말하기

단계 시간 활동 교사 발문과 유의점
열기 5분 PART 4의 문자 사연을 다시 들어요. “‘미르’처럼 평화와 세계가 이어진다는 생각, 동의하나요?”
활동 20분 활동 1, 2 중 하나를 모둠별로 해요. 모둠마다 다른 활동을 하고 결과를 나눠도 좋아요.
토론 15분 토론 질문 중 하나를 골라 둘러앉아 이야기해요. 찬반을 정하지 않고, 앞사람의 말에 이어 말해요.
닫기 5분 “우리 반 방송에 넣고 싶은 원고에 없는 목소리”를 한 줄씩 적어요. 적은 것을 모아 실제 학교 방송반에 전달해도 좋아요.

활동 및 토론 가이드

활동 1 · ‘평화’ 단어 지도

반 친구, 가족, 이웃, 좋아하는 노래나 영상에서 만난 언어로 ‘평화’를 모아요. 단어 옆에는 그 말을 알려 준 사람이나 만난 곳을 적어요.

평화 (한국어) | amani (스와힐리어) | мир (러시아어 · 평화, 세계) | tinchlik (우즈베크어) | hòa bình (베트남어) | 和平 (중국어 · hépíng) | kapayapaan (타갈로그어) | سلام (아랍어 · salām) | peace (영어)

활동 2 · 들리지 않는 목소리 찾기

고른 장면 직접 말한 사람 말해지기만 한 사람 그 사람이 직접 말했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토론 질문 (하나 고르기)

  1. 도하의 ‘방송 사고’ 걱정은 틀린 걸까요? 좋은 방송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2. ‘자연스러운 발음’은 누구에게 자연스러운 걸까요?
  3. 알리나가 허락 없이 마이크를 켠 것은 규칙 위반일까요, 용기일까요? 둘 다일 수 있을까요?
  4. ‘미르’처럼 평화와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순간이 우리 일상에 있나요?

💛 지도할 때 살펴 주세요

이주배경 학생을 ‘대표’로 세우지 마세요: 우리 반에 이주배경 학생이 있어도 그 나라나 문화를 대표해서 발표하게 하지 않아요. 알리나처럼 스스로 마이크를 켜는 순간은 본인이 정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 발음과 억양 흉내 금지: 극 중 인물의 말투를 따라 하며 웃는 일이 없도록 수업 전 약속해요.
  • 고정관념 피하기: “○○ 나라 사람들은 다 ~하다”는 말이 나오면 되물어 주세요.
  • 분쟁과 평화: 학생 가족의 실제 사연이 나오면 수업 뒤 따로 들어 줍니다.

교과 및 교육목표 연계

  • 사회: 문화의 다양성과 문화 상대주의
  • 도덕: 세계 시민으로서의 윤리, 평화
  • 영어: 간단한 자기소개와 질문 주고받기
  • 국어: 매체 자료의 관점과 표현
  • UN SDGs: 목표 4.7 세계시민교육, 목표 10 불평등 감소, 목표 16 평화와 정의

작품 노트

“서로의 다름이 만드는 더 넓은 세상”이라는 문장에서 출발했습니다. 라디오 드라마 형식을 통해 원고에 없던 5초의 침묵을 채워가는 과정을 그리며 ‘표준’이 아닌 여러 목소리가 섞일 때 세상이 넓어지는 순간을 담고자 했습니다.

저작권 안내 (Copyright Notice)

본 대본 작품 「경계를 넘는 목소리」의 텍스트, 구성 및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내용의 저작권은 작가 이태영에게 있으며,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사전 서면 동의 없이 복제, 배포, 2차적 저작물 작성, AI 학습 데이터 사용 등을 금합니다.

© 2026 이태영. All rights reserved. “Voices Across Borders” is protected by copyright law. No part of this work may be reproduced, distributed, or used as AI training data without prior written p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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